반려동물 장례지도사 높아진 반려동물 위상에 새 직업으로 등장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높아진 반려동물 위상에 새 직업으로 등장
장례는 반려동물에게도, 사람에게도 중요한 의식이다. 죽은 자의 마지막을 추모하고 이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기억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반려동물 장묘업과 같은 서비스 업종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기고, 각종 민간 자격증 및 교육 역시 늘고 있는 시점이다.
공인자격 없는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법적 제도 미비 탓
반려동물 장묘업이 흥행한 이유는 법적으로 반려동물이 죽고 난 뒤 폐기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은 동물병원에서 죽으면 의료폐기물, 그 밖의 장소에서 죽으면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일반 쓰레기봉투 또는 의료폐기물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 그러나 반려인들의 인식이 높아지며 이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반려동물을 불법으로 매장하거나 반려동물 장묘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사업을 신고·등록제로 영업하고 있으며, 반려동물 장묘업 역시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는 민간 자격증이 있을 뿐, 공식적으로 국가에서 발행하는 자격증은 없다.
현재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민간자격증을 발급하는 업체는 한국자격증정보원, 한국직업능력원격평생교육원, 호서대학교 자격교육센터 등이 있다.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교육의 공인 자격증 발급이 어려운 이유는 현재까지 관련 법령에서 반려동물 장례지도사의 구체적 업무 및 기준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법에는 반려동물 장례업을 등록할 시 갖춰야 할 시설 기준과 장례 방식, 제한 등이 포함돼 있지만 반려동물 장례지도사에 대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반면 사람의 장례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의 제29조 2항에 따라 전문지식을 갖추고 교육과 무시험을 거친 사람에 한해 장례지도사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수요와 전망 청신호
과정은 크게 반려동물 및 반려문화에 대한 이해, 반려동물의 신체와 화장 과정의 이해, 반려동물 장례 절차와 행정으로 구성된다. 대표적으로, 한국자격증정보원의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과정은 1차 필기시험과 2차 실기시험으로 이뤄져 있고, 필기시험에서 △반려동물 장례학개론 20문항 △공중보건학 및 위생관리 20문항 △반려동물 장례행정 20문항 중 과목당 100점 만점에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맞아야 합격하며, 실기시험은 장례절차 실습과 매개식물 관리, 펫로스(반려동물을 잃은 뒤 우울증 등을 앓는 증상) 상담으로 이뤄진다.
교육을 진행하는 펫포레스트 관계자는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교육은 온라인과 실기로 이뤄져 있으며 온라인 교육은 8차시로 기획돼 있다”고 밝혔다. 펫포레스트의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교육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1·2급과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교육자를 양성하는 트레이너 수업으로 나뉘며, 트레이너 교육은 반려동물 장례 분야에서 3년 이상 일한 경력자를 대상으로 한다.
펫 포레스트의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온라인 교육은 기본 교육인 △반려동물 산업 및 반려동물 지도사,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이해 △반려동물 사체 처리 과정의 위생 △반려동물 장례 절차의 안전과 심화 교육인 △반려동물 장례 전문적 접수 및 상담 과정 △반려동물 장례 염습 및 추모 △반려동물 화장 과정 △반려동물 유골 인도·배웅 △봉안당 안치·루세떼 제작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후 실기 수업은 오프라인으로 4시간씩 4일 동안 총 16시간 진행되며, 심화과정에서 배웠던 교육을 실습한다.
분야의 수요는 현재까지 적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펫포레스트 관계자는 “교육은 수시 모집 중이며, 현재 4월 오프라인 실습은 6명이 지원했고 이후 수업 과정은 4명이 신청한 상태다”라고 밝혔고,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과정의 전망에 대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발달하며 장례 문화도 확산되고 있고,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직업의 인식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뒤이어 “현재 반려동물 장묘업의 총 등록수는 68개이며, 반려동물 장례 비율이 현재까지 매우 낮은 편임에도 성숙돼 가는 반려문화를 고려했을 때 점차 늘어날 것이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반려문화가 높아진 만큼 반려동물 지도사와 같은 특수적이고 전문적인 직업에 대한 수요와 기대도 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그러다보니 반려동물 장례지도사라는 업무에 매력을 느끼거나 사명감을 갖고 교육에 참여하는 인원도 많다”고 답했다.
반려동물 장묘 관련 법안 마련, 인식 전환 필요해
반려동물 장례업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가고 있지만 법안은 정작 제자리걸음 뿐이다. 지난 1월 11일 한국소비자원의 반려인의 반려동물 사체 처리방법 및 인식 관련 조사에서 반려동물의 사체를 주거지나 야산에 매장하거나 투기했다는 응답자 비율이 전체의 41.3%에 달했고, 반려동물 사체 매장이 불법임을 몰랐다고 응답한 비율도 45.2%로 과반수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및 반려동물 장례업이 부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반려동물 장묘업에 대한 법령 재정비 및 구체화, 인식 전환일 것이다. 인식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먼저 반려동물 장례지도사의 업무와 필요요건을 법령에 명시하는 한편, 필요자격과 구체적 업무가 명시되어야 한다.
반려동물 산업이 발달하고 있는 현재, 반려동물 산업은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할 때이다. 관혼상제라는 말과 같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장례 문화, 반려동물의 마지막도 소중하게 기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자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또다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반을 튼튼히 다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