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쉬는 강아지 멍집사는 뭘 잘못한 걸까요?
한숨 쉬는 강아지 멍집사는 뭘 잘못한 걸까요?
말 못하는 작은 가족 반려동물, 어떻게 하면 잘 보살필 수 있을까요.
애니멀피플의 주간 뉴스레터를 담당하는 댕기자(견종 비글·6살)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국내 여러 동물병원에서 멍냥이를 만나온 권혁호 수의사에게 반려동물의 건강, 생활, 영양에 대해 묻습니다
댕기자가 묻습니다
쌤, 댕댕이들은 가끔 한숨을 크게 쉽니닷.
이 행동이 강아지들의 감정 표현인지 궁금하다는 독자님의 질문이 들어왔는뎁쇼. ‘집사야 나 불만있어.’
이런 뜻이 아니냐굽쇼. 한 집사 부부의 20년 논쟁거리라고 하는뎁쇼. 진실은 무엇입니꽈?
권혁호 수의사가 답합니다
한국에서는 ‘한숨 쉬면 복이 달아난다’는 소리를 듣곤 하죠. 저도 어렸을 때 한숨을 쉴 때마다 한 마디씩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실제로 한숨은 정신 건강에 긍정적 효과를 준다고 해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내쉬면 몸이 이완되면서 긴장이 풀리는 생리적 작용을 불러오거든요.
게다가 사람은 심리적인 원인이 아니더라도 폐의 기능을 건강하기 유지하기 위해 5분 마다 무의식적으로 한숨을 쉬고 있다고 해요. 흥미롭죠.
과연 강아지들도 사람처럼 감정 표현이나 신체적 이유로 한숨을 쉴까요? 놀랍게도 댕댕이들의 한숨에는 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궁금해하셨던 감정적 요인을 살펴볼게요. 강아지가 한숨을 쉬는 가장 큰 이유는 ① ‘안심’ 혹은 ‘만족스러움’에 대한 표현입니다. 사람과는 굉장히 다르죠.
댕댕이들은 현재 환경이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상황에서 걱정이 없는 경우에 한숨을 쉽니다.
특히, 바닥에 편하게 누워 머리나 다리에 힘을 뺀 편안한 상태에서 한숨을 쉬는 경우
이렇게 만족으로 인해 한숨을 쉴 때는 눈을 반쯤 지그시 감는 행동도 같이 관찰돼요.
그러나 사람과 비슷하게 ②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감, 좌절감을 느낄 때에도 한숨을 쉬어요.
다만 이때는 편한 한숨과는 다르게 눈을 크게 뜬 상태로 몸과 네 다리가 긴장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산책을 나가거나 운동장에서 다른 댕댕이들과 신나게 놀고 있는데 갑자기 집에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면 꼿꼿이 서거나 앉은 상태에서 한숨을 쉴 수 있어요. 이런 한숨은 집사님들이 ‘집에 가기 싫구나’라고 생각해볼 수 있겠죠.
이외에도 ③ 보호자나 주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한숨을 쉬기도 해요.
한숨을 쉴 때 보호자가 관심을 가져주고, 한 번 더 웃어준다는 사실을 반복적 학습을 알게 된 케이스인거죠.
사람이 한숨을 쉴 때 그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카멜레온 효과(혹은 미러링)로 나타나는 행동일수도 있고요.
카멜레온 효과는 다른 이의 음성 패턴이나 태도 등을 무의식 중에 모방하는 것을 뜻해요.
어린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부모님의 행동과 언어, 심지어 표정을 따라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사람뿐 아니라 동물에게서도 이런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에 동물학자들에겐 중요한 연구 주제 중 하나입니다.
사람이 어린 원숭이에게 눈을 깜빡였을 때, 원숭이도 그를 따라 눈을 깜빡였다는 실험 결과도 있거든요.
이렇게 개들도 사람이 한숨을 쉬는 걸 보면 의도적으로 한숨을 쉬고, 이에 대한 주인의 반응을 보상으로 생각하는 거죠.
이유가 정말 여러가지죠. 그럼 어떻게 긍정적인 한숨인지, 불만스런 한숨인지 구별하느냐고요.